무겁게 내리깔린 눈거풀을 살며시 들어올렸다. 참새의 지저귐이 이른 아침 햇살과 함께 창문 너머에서 새어들어오고 있었다. 아침이 밝아왔는데도 내 앞에 있는 녀석은 세상 모르게 곤히 자고 있다. 이러다 납치해도 모른다. 물론, 내 애인은 힘만 더럽게 남아도는 녀석이라 그럴 일 없겠지만. 후추를 뿌려놓은 양 피부에 돋아오른 주근깨가 퍽이나 귀여워 손가락으로 볼을 쿡쿡 찔러댔다. 녀석은 으음, 하는 짧은 신음을 내뱉고는 제 애인의 품을 찾아 팔을 뻗었다. 덩치는 산만해서 하는 짓은 왜이리 귀여운지. 뺨 위에 짧은 입맞춤을 하곤 귓가에 속삭였다. 아침이야, 에이스. 일어나기 싫다는 듯 몸을 크게 뒤척이자 상체를 덮고 있던 이불이 사르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걷혀졌다. 일어나, 이놈아! 마저 드러내지 못한 하체를 억지로 내보여야겠다는 생각에 이불을 걷어 침대 밖으로 내던졌다. 찬바람이 맨살에 닿자 소름이 돋았는지 에이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새우마냥 몸을 둥글게 말려는 걸 저지하려 양 팔로 그의 몸을 감싸안았다. 제가 바라던 온기가 닿아 기분이 좋은지 에이스는 규칙적인 숨을 내뱉으며 퍽이나 평화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만 일어나야지. 잠이 덜 깼는지 목을 간질이는 소리를 뱉으며 고개를 부비적 거린다. 녀석의 잠이 오래전 달아났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아침부터 같잖은 애교를 부리는 녀석의 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곤 주근깨 돋은 양 뺨을 잡고 시선을 맞췄다. 거 봐, 잠은 이미 다 깼잖아. 눈치채고 있었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웃음을 흘리며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있는 짖궂은 표정이 눈 앞에 드러났다. 못말린다니까 진짜, 너는! 헤헤. 에이스가 손을 뻗어 내 뒤통수를 그러쥐었다.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그가 입을 맞춰왔다. 너는 정말 알기 쉽다고. 당연하다는 듯 혀를 얽고는 애를 어루달래듯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행동에 못이기겠다는 듯 어깨에 팔을 둘렀다. 얼마 가지 않아 입을 뗀 녀석이 넉살좋은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그에 화답하며 나도 입꼬리를 양 옆으로 주욱 찢으며 에이스를 바라봤다.
"좋은 아침, 사보!"
"좋은 아침, 에이스!"
"좋은 아침, 사보!"
"좋은 아침,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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